2009.05.24
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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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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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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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명륜역 07: 30
양산 다방리 08 : 20
열심히 걸어 첫 봉우리 하나 넘어면
김빠지는 임도.
여기서 부터 장단지에 알 베게하는
경삿길.
봄 가뭄에 소나무들이 많이 말라 죽었습니다.
壽를 다했다기에는
아직 일러 보이는 수령인데
자연의 혹독한 재해 앞에서는
나무도 어찌할 도리가 없나봅니다.
재선충이 잠잠해지니
깍지 벌레가 기성입니다.
깍지벌레는 소나무가지에
솜같은 알을 낳고
그 속에서 알을 부화합니다.
이전에 내가 기르던 분재에
깍지벌레가 생긴적이 있었는데
치솔로 나무가지를 하나 하나
다 닦아내고서야
겨우 나무를 살렸습니다.
요즘도 문안 인사 삼아
아침에 물을 줄 때에도
나무 줄기가 깨끗한지만 쳐다보게됩니다.
은동굴 갈림길에서 장군봉으로 가는길
때마침 전직 대통령의 죽음으로
세상이 뒤숭숭합니다.
세상 들쑤시기를 마다하지 않는 성품이어서 그런지
세상에 허리끈 하나 풀어내는데에도
이런 요란함이 따라다닙니다.
누구를 좋아한다 싫어한다는것은
세상의 이치 이전의 문제이니
그를 애도하는 자에게도
그를 비난하는 자에게도
할 말은 없습니다.
애증이 칼날처럼 대립된 세상에
무엇을 옳고 무엇을 그러다 하겠습니까.
앞에 보이는 쪽이 양산 공단과 신시가지입니다.
산위에 올라 서 분리된 두개의 세계를
바라보노라면
문득 중도의 세계를 생각하게됩니다.
중도는 이도 저도 아닌 회색의 세상이 아닙니다.
어중간한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도달해야할 진리이며 진실이자
正道입니다.
양극으로 이분된 상대적 관념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동시에 넓게 받아들이는 세계관입니다.
은동굴 갈림목에서 장군봉 가는 구간은 비교적 느슨한 경사에
능선의 폭 또한 좁아
주위 경관을 감상하기 안성마춤입니다.
부산앞 바다에서 부터 호포동까지가 한눈에 잡히고
앞서 간 동료들의 손짓까지도
정겹게 바라보입니다.
주어진 길을 따라 정연히 걷는 길을
法이라 합시다.
이 法의 길은 이미 지나간 자들의 길이므로
검정된 길이라하겠습니다.
그래서 법의 길은 늘 안전합니다.
이에 비해 格이란
남이 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일입니다.
어찌 보면
모든 길들이 처음부터 나있었던것은 아니니
格을 지닌 누군가가
처음 나서 길을 만들었을것입니다.
그래서 格은
일종의 새로움의 모색이요
활력입니다.
세상은 이런 格의 성품을 지닌자에 의해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고당봉의 모습.
-부산지역 진산의 위용을 느끼게 한다.-
사람이 너무 법을 좇아가다보면 삶이 지루해지고
반대로 너무 격을 좇아가다보면
삶이 산만해 집니다.
이 法과 格이 잘 조화된 삶이
아름다운 삶입니다.
이런 조화롭고 아름다운 삶
이것이 중용이 추구하는 삶이라 생각됩니다.
장군봉으로 가는 중에 만난 멋진 능선.
장군봉 지나 만나는 억새밭
계명봉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우리는 우측으로 빠져
샘터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샘물이 참 달고 시원했다.
주위가 온통 잿빛입니다.
이런 날씨는 산행에 적합하긴해도
사진찍기엔 별로입니다.
세상이 푹 절여진 피클같기도하고
물러퍼진 죽같은 느낌이듭니다.
빛이 죽었으니
빛을 반사해 제 모습을 내다보이는
세상 만물이 잘 보일리 만무합니다.
사진을 포기하고
산행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장쾌한 금정산 북능
모네는 순식간의 빛을 낚아채기위해
팔레트 위에서 물감을 섞지 않고
캔버스에서 바로 물감을 섞었다고 합니다.
빠른 붓놀림으로
빛을 살려내는 화가의 모습이 경외롭게 느껴집니다.
어떤 삶을 선택했던
한가지 일에 몰입할 때의 그 순간이
아름다운것입니다.
"삶은 집중이다" 라는 혼잣말을
긴 산행동안 되풀이해 뇌어봅니다.
그런데 오늘은 낚아 채고 싶은 그 빛이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을 산다는것은
매 순간 결정 속에 산다는 것입니다.
결정의 속도를 따지고 보면
엄청난 속도감을 요하는것이 삶인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결정이 비교적 무의식중에 일어 나는 만큼
수월한 것도 있을것이고
대단한 결단력을 요하는 경우도 있을것입니다.
어떤 때는 정말 용기와 배짱이 필요할 때도 있을것입니다.
이런 용기와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것일까요
바로 체험에서 나오는것입니다.
체험이라는 부단한 훈련이
용기있는 선택을 하게하는 힘입니다.
고당봉 위세
한 대통령의 죽음이 보여준 선택은
그의 어떤 체험을 시사하는것일까요?
설마 죽음을 통해 모험이나
도박을 하려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의 현상은 다 살아 있는 자의 죄업이 만들어내는 상황일 뿐입니다.
죽은자는 말이 없으니까요.
죽음은, 특히 자살은
그가 지내온 삶의 총화요
촌철살인의 한마디입니다.
삶이 죽음 하나로 집약되는 것입니다.
그의 인생 역경을
다들 모르는 바 아니니
그의 죽음을,
그의 선택을,
그의 삶이 만들어낸 피할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여야합니다.
그의 삶이 곧 그의 죽음을 만들었습니다.
전형적인 토르 지형을 이루는 고당봉 주변
지난해 고당봉을 찾아왔다가
정상에 오르지도 못하고 되돌아 갔습니다.
겨울이었습니다.
아직 내 다리에 힘이 오르기 전의 일이었고
무엇보다 "올라가지 마시오" 라 적힌
경고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갈 수 없었던 길을
올라 갈수 있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야
뻔한것이지만
오르지는 못해도
억지로 오르기는 싫은게 또한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와보니 아주 철계단을 놓아
어린 아이들도 쉽게 올라갈 수 있게 만들놓았습니다.
누구나 쉽게 갈수 있는 길.
누구나 함부로 오를수 없는 길.
어느 길이던 세상에는 존재합니다.
갈수 없던 길을 쉽게 갈수 있게 되었을 때,
대중화 되었을 때
마음의 법이 격과 상충하게 될것입니다.
" Team Jiri "
능선을 타고 바위가 흘러갑니다.
부동의 무게감이
동적 움직임으로 바뀝니다.
혹은
큰 너울에 떠다니는 쪽배같다는 느낌이 들다가도
차마 담장을 넘지 못하고
애면 글면
가슴 끓이는
사랑을 향한 내 마음같기도 합니다.
금정산성 북문
북문과 성곽의 위용을 보노라면
과연 이곳이 지니는 지리학적 이점 말고도
성곽으로서의 역할을 해냈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아무리 단청을 새로 올려도
성은 낮고 망루는 초라해보입니다.
금정 산성
타래를 풀어 놓은듯한 성곽의 흔적.
성곽이 아니라
면을 구획한 경계처럼 느껴집니다.
거친 돌들의 이음새가
그나마 산중의 구조물로는
산과의 조화에 손색 없어보입니다.
긴 역사의 매력이 얼핏 느껴집니다.
뒤돌아본 산행길
금정산은 크고 넓다.
사랑이란 말을 아껴쓰던 시절에 조차도
나는 넓고 크다란 말을
좋아한다는 말처럼
쉽게 썼다.
넓은 평화가
상상이 아닌
눈앞의 현실로 가까이 있을때
사랑이란 말조차
물기를 갈망하는 법.
금정산에 대한 사랑은
물기 없는 언어보다 더 깊고 크다.
꼬불 꼬불 산성
산마루의 외로운 성터보다
더 깊은 역사의 상처를
나는 보지 못했다.
한 무리의 새처럼
아스라히 부수어져 사라지는
저 위태로운 흔들림이
세월의 비늘들이
반딧불처럼 역사를 밝히고 있다.
후두둑 치는 검은 바람에
매운 흙냄새가 인다.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질 모양이다.
성이 주는 기하학적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바다가 하늘의 마음이듯
이 길 따라 가다보면
아득히 떨어져 있는
세상 속
누구라도 만날터이지
어딘지 모를 각자의 길 위에서
반짝이는 별빛처럼
마주 보는 일을
사랑이라 한다면
이 길이 끝나기도 전에
어머니같은 깊은 사랑을 보리라.
무거운 돌기둥 사이를 빠져나가는
바람소리
봄꽃 향기
진하기만하고
이미 고향이 되어버린 산중에
발걸음 떼어내는
아장걸음처럼
떠나기가 아쉽다.
붉은 찔레가 ,그 노랫말이 다 그립다.
어디에 피었을까
붉은 찔레는.
사랑을 할 때 알려고 하지말것.
느끼고 즐길것.
산행을 할 때 가려고만 하지말것.
느끼고 음미 할것.
사랑을 할 때
껍질이 축복이듯
산을 걸어 갈 때
이 진중한 무게감을
축복할것.
산의 내피.
찢고 후벼파고 까발기는
밀감 껍질같은
사랑이 아닌
한없는 침묵의 그 깊이.
망루
삐딱한 망루.
망루가 돌았나 보다.
무명바위
떨어지는 것이 다 날개가 있다면
구르는 그것에는 틀림없이 바퀴가 있을터.
무명바위 저 별난
동그라미를 바라보며
굴려보고 싶지 않는 마음이 어디있겠나.
유쾌한 상상이다.
마음에 바퀴를 단것처럼.
백양산을 앞에두고
- 후 기 -
남문 가는길에 장대비를 맞는다.
산에서 맞는 비에
익숙한터라
그냥 비를 맞고 걷는다.
산다는건
세상 흐름에 맞춰
따라 걷는것.
마음의 법을 따르는것.
세상에 격을 그려넣는것.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산중의 소나기는
법열이다!!!
17:30
성지곡 입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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