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오르는 산/산행

가을에게 길을 묻다. 불광산 언저리

poll™ 2008. 11. 17. 16:22

 

혼자 산길을 나선다는것은

아픈 그대를 두고 어두운 술집에 나와

빈 의자를 지키며 쓸쓸히 술잔을 기울이는 거와 같다.

 

하얀 불빛이 내 곁에 소리없이 내려앉고

바람이 파르라니 공중제비를 돌며 부는 날

나는 연지처럼 붉은 가을산을 향한다.

 

 

 

 

 

 

 

 

 

 

 

 

 

 

 

 

 

 

 

 

 

 

 

 

 

 

 

 

 

 

 

 파초.

아! 파초.

그녀가 울면 겨울이다.

 

 

 

 

 

 

 

 

한 생명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생명이 문을 엽니다.

살아온 상처에 몸을 기대어...

몸을 부딪혀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나는 누구인가

그 고독한 물음이 나를 비웃는다.

하지만 내가 누구이던 신은 안다

내가 그의 것임을. 

 

 

 

 

 

 

 

 

 

 

 

 

 

이것인가

저것인가

오늘은 이런 인간이고, 내일은 다른 인간인가?

아니면 동시에 둘 다인가?

타인 앞에서는 위선자이고

자기 앞에서는 경멸할 수 밖에없는 약자인가?

 

                                                                                                                  -디트리히 본 회퍼-

 

 

 

 

 

 

 

 

 

 

가을의 끝자락에서 마음껏 자유를 느낀다.

일찌기 맛보지 못한것.

소중히 간직해,버리고 싶지 않은것.

내 살과 피와 영혼으로 바꾸고 싶은것.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는 가을산 만큼의 거리.

닿을듯 닿을듯 닿지 않는.

닿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몸을 낮추어 세상을 본다는것은 세상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는 뜻이다.

의문을 가진다는것은

또 하나의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여는것.

몸을 세상의 높이에 맞추어 세상을 들여다 본다.

마침내 가을에 동화한 기분이다.

 

 

 

 

 

 

 

 

 

 

 

 

말하지 않는것이 더 표현적인 경우.

혼자라는 사실 조차 행복으로 느껴질 때.

나는 세상에 문득 미안하다.

아내가,

산을 같이 함께 탔던 멋진 벗들이 생각난다.

아름다움을 맞설만큼

아직은 충분히 세지 못하다.

 

 

 

 

 

농익은 가을.

가을이 다 떨어져 나가고 난 후,

나는 세상을,

남겨 진것의 진면목을 보고싶다.

 

 

 

 

 

 

 

parent.ContentViewer.parseScript('b_7875191');

'마음으로 오르는 산 >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최초의 한라산 적설등반기  (0) 2008.12.01
우포  (0) 2008.11.24
장안사 척판암  (0) 2008.11.16
잘라먹은 산행,억산  (0) 2008.11.09
억산에서 만난 사람들.  (0) 2008.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