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소리)이란 말은 이런 경우에 쓰라고 만든 말인 모양이다.
표충사에 발 하나 들여놓지도 않았는데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이 땅이 다 자기네 땅이라나.
이런 우라질레이션,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다 있나.
독도를 자기나라 섬이라고 우기는 일본넘들 보다 더 얄밉다.
이동 막걸리란 말은 들어봐도 이동 매표소는 정말 듣도 보도 못했다.
중놈들의 욕심이 향로산에 와 닿았는지
들머리부터 기분을 좀 잡치게 한다.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넘들.
이렇게 활짝 웃는 모습을보니 기분이 확 풀린다.
3만원은 좀 아까운 돈이지만
삼만원에 우리 기분을 잡칠수는 없다.
"Cx 웃어라 좀!!!"
효과가 직방이다.ㅋㅋ
지난 가을의 추억을 밟으며 산을 오른다.
나는 이렇게 매주 산에 다니는데도
만날 꼴찌에서 버벅거린다.
혹시 평소에 잘 못 걷는 이들도 아마 나를 위안삼아 마음 편히 걷고 있으리라.
가장 산체질이 아닌 넘이 산행에는 제일 먼저 나서는것이 나이지만
나도 아직 내가 왜 이러는지는 모른다.
산에 미친 모양이다.ㅋㅋ
이렇게 선명하게 산의 마루금을 멀리 까지 보여주는 날씨는 흔치 않다.
모두 탄성을 지른다.
사진찍는 기능을 가진 모든 도구들을 동원하여
사람들은 풍경 담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풍경을 눈에 주름이 가도록 감상할 수 있다는것도 산행을 통해 얻는 보람이다.
암만.
향로봉 꼭대기는 점령군들에게 내어주고
잠시 뒤쳐져 사진을 담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진에 담기는 내 모습이 싫다.
뽀대가 나지 않는다.
책임질수 없는 얼굴이다.
남자는 사십이 넘으면 제 모습에 책임을 져야하는 법인데...
점거당한 향로봉 정상.
마치 자석에 쇳가루가 붙어 있는듯
찰싹 달라붙어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그윽한 자연
눈을 아주 가늘게하여
볼수 있는한 가장 먼곳을 바라본다.
왜?
그리우니까.
두고 온것
지나 온것들이 다 그기 있을것 같으니까.
인간은 늘 외로운 존재니까.
초겨울 산을 보면 나는 배냇털이 보송보송 남은
아가를 보는 것 같다.
연하디 연한 살결을 보는것 같다.
이것이 산의 색깔이 아닐까.
무엇으로, 가령 여름날의 푸르른 나뭇잎이나
산야를 덮은 한겨울의 눈이 아닌
산의 본래 모습,그대로의 살결을 보는것 같다.
카오스
숲은 카오스다.
카오스의 숲을 걷는다.
헛갈림에 주의 해야한다.
유혹에 빠져서는 안된다.
똑바로 걸어라!!
一念하라.
빌딩의 숲에서도.
하산길이 이렇게 마음에 쏙드는 경우는 드물다.
향로산 하산길을 장선리 쪽으로 택한것은 참으로 잘한 결정이다.
포근한 어미품과 같은 숲.
우주의 생명력이 직접 나 자신에게 와 닿는것이 아니라
숲을 거쳐
보다 아늑한 숨결로 순화되어
가슴 구석 구석으로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행복한 산행이다.
대나무의 초록빛이
너무도 따뜻해
문득 아내 생각이 났다.
그녀와의 첫 만남이 생각났다.
뜨겁게 나눈 사랑도 생각났다.
그 때가 생각났다.
마치 영감의 세계에든듯 온갖것이 다 생각났다.
모조리 생각났다.
산행은 도무지 kitschy적이지 않다.
그냥 본 모습 그대로다.
내가 세상에서 아무리 허세를 떨어봤자
산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기를 향한 과장된 표현과 동작들이 잘려나가고
자제를 통한 가장 미니멀한 태도만 남게된다.
나는 이것이 산에 대한 나의 정직성이라 생각한다.
나는 오로지 내 능력만큼 걸을 수 있을 뿐이다.
빨리 오른다는것이
더 높이 오른다는 것이
등반이 지니는 이상을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
산을 사랑한다는것은 산을 통해 느끼는 행복과는 다르다.
산행을 통해 느끼는 행복은 지극히 개인적인것이다.
일종의 체험이다.
이런 느낌은 공유할 수 없다.
기압이 낮은 곳에서
물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듯한 기분이 행복이다.
- 후기-
나는 하나의 기점을 사랑한다.
시발점.
들머리.
첫 발자욱.
첫 출발지는
한 인간이나 사회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시발점이자
나아가는 곳을 향한 노스텔지어이다.
멋진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님들이 다 아름답다.
**흐르는 곡-Bilitis (빌리티스) / T.S.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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