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오르는 산/산행

칠곡 유학산 2011.02.13

poll™ 2011. 2. 14. 10:56

 

 

 

 

다부동 전투의 중심인 유학산 산행.

 

한발 한발이 유리 위를 걷는것처럼 발 아래가 위태하다.

삼만 청춘의 영혼을 묻힌 곳이기에

꽃을 밟는 마음보다 보다

더 조심스러웠다.

 

그래 그들은 꽃이었다.

허망한 꽃의 청춘들이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미 역사가 되어버린

그 전투의 현장을 걷는다.

 

 

 

 

 

 

 

 

 

들머리 다부리는 육이오 전쟁의 하이라이트에 해당 되는 곳이다.

유월 전쟁이 터지며 제대로 대항 한번 해 보지 못했던 아군은

마치 배수의 진을 치듯 낙동강 교두보를 선택했고

이곳이 밀리면 대구가 떨어지고

부산 앞바다에 빠져 죽어야한다는 각오로 전쟁에 임했다고 한다.

 

 

 

 

대구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요충지는 왜관이었다.

그러나 그곳은 미군이 저항하던 곳으로 화력이 만만찮았다.

이에 북측은 한국군이 방어하는 동쪽의 다부동 쪽을 주 공격 목표로 하여

화력을 쏟아부었다.

팔월과 구월에 걸친 전투로

유학산의 주인이 6번이 나 바뀔만큼 맹열한 전투였다

피아간에 삼만명의 젊은 목숨을 바칠만큼 끔찍한 싸움터다.

 

 

 

 

 

 

 

 

 

땀이 삐질 삐질 흘러

옷을 벗지 않고는 더 이상 산행을 진행할 수 없을 만큼 더웠다.

 

그해 팔월은 어떠했을까?

총탄에 무수히 쓰러져가는 젊은 허상들이

고비마다 생각을 괴롭힌다.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

그 날을 증언할 수 없다.

세월이 저만큼 물러서 있는듯 하다.

 

 

 

 

 

 

 

 

그날의 격전을 잠시 생각하며

진지에 들어가 한컷!!!

갑자기 매몰 처분된 소 생각이 났다.

그냥 흙으로 덮어버려?

 

 

 

 

 

 

 

 

매일 같이 수영을 하시던 분들을 산으로 모시고 왔다

잘 해드릴건 없고 부지런히 사진이나 찍어드려야겠다.

산행이 처음인 김포수 부부는 생각외로 잘 걸었다.

물 속에서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봄날처럼 포근한 능선길을

아무 생각없이 걷는다.

 

그러다 고지에 오르면 다시 전쟁을 생각한다.

그 뼈아픈 죽음의 보상으로 우리는 지금 잘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은

육이오가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

 

그들의 피의 댓가

함성의 메세지는 봄날의 흐릿한 개스층처럼

덧없다.

 

 

 

 

 

 

전쟁은 이미 늙은 재향 군인의 몫이되어버렸다.

패배의 역사는 늘 준비가 덜된 자의 몫이다.

 

패배의 역사는

천안함 연평도

지금도 되풀이 되지않는가.

 

6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준비 중이다.

 

 

 

점심터

 

 

 

V자 나무에서

 

 

 

 

 

 

 

 

 

 

 

 

 

 

 

 

 

 

 

 

 

 

 

 

팔각정

 

전란의 흔적들은 다 박물관으로 가고

난 데 없이 붉은 팔각정이 나타났다.

 

그날의 아픔 한조각 되새길만한 흔적 하나쯤 남겨두어도 될것 같은데

게으른 봄날의 능선처럼

산은 온통 침묵으로 가득하다.

 

문득 그 깊은 침묵의 켜에 압도 당한

오늘의 무심함에 놀란다.

 

죽음의 가치를 따지자는게 아니다.

그 삶을 마감한 나이가,그 죽은자의 청춘이 뼈저리게 아플 뿐이다.

살찐 까마귀가 두엇 망각처럼 날아갔다.

 

 

 

 

우측  맨 뒤 희미하게 보이는 금오산

 

 

 

 

아무리 빛을 지운다 하여도

옛날이 더 새삼스러울 수는 없나보다.

 

너무도 아까운 죽음들이기에

봄같은 날씨도 덧없고

겨울을 이간질하는 선들바람도 다 부질없다.

 

난세를 비켜 태어난건 행운이다.

 

저 산

또 그 너머의 산들을 다 넘어 세월은 나를 유학산 정상에 세웠다.

이미 내것이 아닌듯한 역사.

소나무에 박힌 옹이와 같은 아픔이 사라진 역사.

 

이 어찌할 수 없는 과거야말로

역사의 슬픔이요

아이러니가 아닐까.

 

 

 

 

 

 

 

 

 

 

도봉사

 

 

 

 

-후 기-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이 오듯

아무리 겨울이 심술을 부린다하여도

봄은 오기 마련이다.

 

파란 하늘 아래 물이 오르는 목련 꽃봉오리를 바라 보다

온다고 해도

도무지 반가울것 없는 봄이지만

갸륵한듯

 옛 청춘을 문득 되새기고는

가던 길을 무심히 갔다.

 

 

 

 


12. Told to the Heart - Kevin K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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