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오르는 산/산행

봄이오는 오륜대 둘레길-답사

poll™ 2011. 3. 28. 15:25

 

 

 

초봄의 수영천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이야말로 삶의 가장 행복한 시기이다"

마크 트웨인이 남긴 말이다.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 최초의 사람은

위대한 겟츠비로 유명한 피츠 제랄드였다.

 

그는 "벤자민 버턴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에서

삶의 순서를 뒤바꿔 보여 줌으로써

시간이 거꾸로 흐르던,바로 흐르던

삶이란 고달픈 현실임을 역설하였다.

 

친구들과의 산행은 묘하게도

벤자민 버턴의 시간처럼 거꾸로 흘러가는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더 이상 넘어갈 수 없는 청춘의 문턱에서

시간은 마침내 정지한다.

 

청춘의 봄,

그 봄의 들머리에서 청춘의 날머리까지

오늘 우리는 걷는다.

 

 

 

 

 

 

 

 

 

 

요즈음은 늘 이런 상태이다.

말은 겉돌고 눈은 침침하다.

 

생각은 늘 집점을 잃고 뿌옇게 흩어진다.

늘 빗나간 말들과 씨름하며

달리다 멈춘 걸음처럼 생각이 힘을 잃는다.

 

내 안쪽에 숨어서

생각을 끊임 없이 충동질 하는

또 하나의 나의 언어는 무었일까.

 

이미  저만치 간듯한 겨울의 꽁무니처럼

추서려 지지 않은 언어들이 나뒹구는

삼월의 호수.

 

오늘은 더 이상 헤매지말기를 다짐하며

따스한 봄의 단어들을  떠 올려 본다.

 

봄.

 

 

 

회동 수원지길 안내 도우미

 

 

 

 

물빛이 가득한 날의 오륜대

 

 

 

 

 

 

 

 

광대나물

 

 

 

청춘이 이미 금기어가 된 지금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서도

공유할 것이라고는 결국 청춘 뿐이라는 현실에

어쩐지 오늘의 모임이 어색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그동안 용케도 이들을 피해 다녔다.

도망다닌다고 해서 별도의 이득이 생기거나 하는것도 아니고

큰 손해 볼 일도 없었다.

 

다만 남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이 죽일놈의 대인 기피증 덕분에

나는 동기회 뿐만 아니라

모임이라는 곳에는 거의 발걸음을 멀리했다.

 

그런 내가 지금은 사람 모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도 놀랍다.

나이를 먹는다는것이 이처럼 참 솔직한 일이다

외로움에 솔직한 나이.

 

...

 

외로우니 사람이지

터질듯한 그리움

탈진의 가다림

작은 바람에도 제 빚만 남은 거미줄의 삶.

 

 

 

 

 

 

 

따지고 보면 청춘의 때늦은 추념들도

다 외로움의 한 줄기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을 살아간다는것이 무언가 하나씩을 떨구며 가는것이라면

나는 이제 이미 떨구어 버린것에 고해한다

 

떨쳐버려 좋은것들,

덧없이 떨구어 버린것이기에 잉여처럼 남은 아쉬움들..

 

벗들을 먼저 보내고

그들이 남긴 그림자의 자취를 따라가며

비워진 내 마음이 정말 좋은것인지

한없이 채운것들을 다시 흘리며가고 있지는 않은지

그 빔과 참을 깊숙히 계량하며 길을 걷는다.

 

 

 

 

 

 

 

 

 

고개를 흔들어 매화향을 맡는다.

봄이 늘 매화향과 같다면

오늘처럼

꽃구름을 바라보며 한숨 질 일도 없으련만

실바람에도 흩어지는 그 향기가 아쉬어

고개를 흔들어 매화향을 맡는다.

 

 

 

 

 

 

 

 

 

 

 

 

 

 

 

 

 

 

 

 

 

 

 

매화 매화 매화

 

인간 이별 만사중에 독수공방이 상사난이란다

좋구나 매화로다.

 

독수 공방 그 긴밤을 오로지 오로지 마음 벗이 되었을 매화 향.

상사난을 잠재웠던 고혹한 향취

하얀게 얼비치는 꽃잎.

 

 

 

미나리 밭을 지나가는 나그네

 

 

 

 

개불알꽃

 

 

 

부엉산에서

 

 

 

부엉산 전망대에서

 

묘터같은 부산 칸추리.

 

 

 

 

 

 

 

 

 

 

 

 

 

 

 

 

 

오륜대

 

 

 

 

 

 

 

산수유

 

 

 

 

 

 

 

 

 

 

 

 

 

 

 

 

 

 

 

 

 

화사한 봄날이 마치 잘익은 포도주를 마시는 기분이다.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를 듣는 기분이 들다가도

역시 이런 기분에는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이 잘 어울릴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세월로 따지면 34년 산의 포도주인 셈이다.

이들이 34년을 어떻게 이기며 살아왔는지는 잘 모른다.

무엇이 그들을 설득해 이 자리에 서 있게 했는지도 알 수 없다.

마치 봄바람처럼 뜻밖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아름다움은 정의를 통해 비로소 아름다움이 더해지는 법이다.

 

사심없는 발걸음.

기꺼운 우정.

군더더기 없는 경쾌함.

 

그래서 오늘의 한걸음 한걸음이 한없이 아름답다.

 

 

 

비오는 날의 오륜대

 

 

 

 

나이가 들면 확실히 표정이 줄어든다.

 근엄한 모습에서 벗어나 생기있는 얼굴을 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들은 멋있는 인물 사진을 잘도 찍어 올리더만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늘 근엄해

나는 만날 내 인물 사진에 불만이다.

오랜만에 친구들의 환한 희색을 보니 내 마음이 다 즐겁다.

 

 

 

 

 

 

 

 

 겨울 가뭄에 오륜대의 수위가 낮아져

호수가 주는 모성적 넉넉함이 이전 보다 훨씬 못한 느낌이다.

 

지난 봄 발아래에서

살랑대는 물결의 움직임을 느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이다.

 

호수에 물이 찰 때 호수가 더 호수다운것처럼

벗도 자주 만나 살가와 질 때

더 가까운 사이가 되지 않겠나.

 

원형 탈모처럼 비어있는 저 호수 가운데의 빈 땅을 생각하며

마음 한구석에 허전함을 느낀다.

 

나이에 맞지 않은 센티멘탈이다.

 

 

 

봄가뭄의 오륜대

 

 

 

 

 

 

 

부자집 담벼락에서

 

 

 

 

 

 

 

 

동행

 

 

 

 

강변에 들어서자

뜻밖의 바람이 불었다.

 

청량감이 실린 바람이었다.

앵초를 닮은 연분홍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여러갈래로 흐르며 만들어 내는 물소리가

봄의 화성 같다.

 

어지간히 걸었다.

무언가에 떠밀려 온 기분이다.

침묵의 무게만큼 다리가 아파왔다.

 

내 다리의 통증을 가늠해

비로소 일행들이 생각보다 잘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이다.

끝까지 잘 걸어준 일행들에 박수!!!

 

 

 

 

 

 

 

 

개울 건너

 

 

 

 

 

 

 

즐거운 하루

 

하루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별 인사.

see you later !!!

 

 

 

 

전문의

 

 

 

- 후  기-

 

 

말은 각자 마음에 맡기고

원없이 걸어 본 길이다.

 

세상은 여전히 겨울의 마른 풍경들이 산재한데

봄빛은

분별의 마음처럼

감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언제 부터인가 봄은 늘 이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봄꽃이 아무리 화려하다 해도

나는 봄 앞에  그저 심더렁하다.

 

벗과 더불어 과거를 추억한 하루.

시간은 또 청춘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멈추어 선다.

봄날이 간다.

 

 

 

 

 

 

하이든 현악 사중주

2. Andante Canta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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