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악장 : 산을 오르며
Allegro Moderato
알맞게 빠른 속도로
토곡산과 낙동강
무척산은 김해 생림면과 강동면을 경계로한 산이다.
들머리인 청룡산업쪽에서 173m 지점에 오르면
낙동강을 해자처럼 두른 토곡산의 자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산을 부르기를
無隻山 혹은 食山 이라고도 하는데
식산의 의미는
무척산을 중심으로 드넓은 김해 평야가 펼쳐지니 먹을 걱정이 없다는 뜻이겠고,
무척이란 상대가 없다는 뜻이니 주위에 무척산을 견줄만한 산이 없다는 뜻이 될까?
음악을 들으며 산행을 한 적이 있었다.
고달픈 산행길에 음악은 좋은 위안이 되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산에 가서는 산의 소리를 들어라는 충고를 해 주었다.
그 때 내 머리를 때리며 아!하고 들어오는 깨닫음이 있었다.
그 후 나는 산행을 통해 산의 소리, 세상의 소리를 들으려 애썼다.
관세음 보살의 관세음은 세상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다는 뜻이겠으나
관세음 보살이 듣는 세상 소리와
나의 世音은 소리의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그러나 내가 듣고자하는 그 세상의 소리도
결국은 내 마음의 소리이니.
내마음의 소리를 나 스스로 靜聽하는것이야 말로
산행을 통해 궁극적으로 내가 얻고자하는 자각이다.
혀처럼 살짝내민 용당마루.
옛 용당마루에 가면
아직 메기 매운탕에 돼지 두루치기하는 집이 쓸쓸하고
서양풍이 나는 산장 하나 옛 명맥을 겨우 잇고 있다.
지금은 뱃길이 끊겼지만
을숙도 하구언이 사라지고 민물과 바다물이 교차할 교차할 때가 되면
고깃배가 여기까지 넘어 올 것이다.
인공적 건축물은 물길만 끊어놓은게 아니라
자연의 섭리, 나아가 강을 따라 이어지던 그 옛적의 인정마져 막아 버린것 같아
강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다 씁쓰레하다.
홀로 난 산길과 언덕,숲을 지나는 매 순간이 음악적이다.
산행을 하는 동안 줄곧 따라다니는 악흥의 매 순간 뿐 아니라
찍어 온 사진을 보며 오직 나 자신만의 음악적 상상력을 고취하는것도
특별한 재미이다.
산을 오르며 고동치는 심장의 역동을 느낀다.
팀파니와 더블베이스의 깊숙한 소리들이 지친 나를 고무한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현란한 활의 움직임이 신경에 맞춰 나를 움직이게한다.
관악은 나를 움직이는 바람이요, 힘이다.
산은 이렇게 우주가 연주하는 완벽한 오케스트라이다.
산행을 통해 나는 산과 협연한다.
가슴이 뛰고 얼굴은 상기된다.
때로는 폐장이 터질것 같고 때로는 환희에 넘친다.
산행은
산과 내가 협연하는 협주곡의 세계.
멀리 백운암이 보인다.
저길로 하산할 예정이다.
생각 보다 골이 깊고 그윽하다.
ㅅ 처럼 겹처 빚은 산맵시가 인상적이다.
백운암 꼭대기가 백운봉이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것이 무척산 꼭대기일성 싶다.
부산대구간 고속도로
나무를 정면에서만 바라 본다는것은
사람의 얼굴만을 바라보는것처럼
상투적이다.
나무의 결, 단단함, 가지나 줄기가 주는 선의 아름다움을 낱낱이
살펴보다가는 그날 안으로 하산하기 힘들어 질 정도이다.
2악장: 능선에서
Adagio di Molto
아주 느리게
370m 고지를 돌아 430m 고지에 오르면 산은 놀라우리 만치 정확히 남북으로 뻗어 있다.
무척산의 아름다움은 산이 보여주는 역동적인 아름다움외에
김해 평야와 그 속을 느리게 구비도는
서 낙동강의 완만한 흐름을 통해 풍겨나오는 지정학정 아름다움도 무시할 수 없다.
고척산 너머 금정산 장군봉과 고담봉의 산 그리메.
오행 바위에서 바라 본 여차 마을.
여기서 다시 길을 돌아 천지 못으로 나아간다.
천지 못을 보러 하행길을 택한다는것은 내게 대단히 못마당한 처사였으나
아름다운 무척산의 서쪽 사면을 보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었다.
혼돈과 정화
혹은
내재율
(internal rhythm)
토곡산 너머 푸른빛의 금정산 그림자가 그지없이 아름답다.
문득 위치감각을 상실한듯
어디가 어디인지를 모르겠다.
그것은 아마 금정산이 주는 가깝고도 친밀한 관계감 때문일것이다.
고척산 뒤로 배내골 영남 알프스의 제봉들이 이어진다.
627m 고지 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고척산 서쪽 비탈.
김해 생림면의 풍성하고도 온화한 지형이 손 닿을듯 가까이 있다.
산의 생성과 소멸을 보는듯하다.
거의 지면과 맞닿을 정도로 낮게 흐르는 서 낙동강의 모습.
박무에 세상은 온통 옅은 코발트빛을 하고 있다.
카메라는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 이상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나 보다.
Sibelius
Concerto for Violin in d minor, Op.47
Boris Belkin, violin
Boston Symphony Orchestra
Vladimir Ashkenazy, cond
1. Allegro Moder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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