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오르는 산/산행

벽방산 09/02/01

poll™ 2009. 2. 2. 12:39

 

 

 

 

산에 빠져 외롭게 된 그대를 보면

마치 거물에 갇힌 한마리 고기같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를 움켜 쥐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의 거물에 갇힌

 

그대 외로운 발버둥 

 

                                                  - 이 성부의 '좋은 일이야' 에서 -

 

 

 

 

 

  

 좋은 일이야

갇혀서 외로운건 좋은 일이야.

 

 

 

 

그대 외로운 발버둥 

아름답게 빛나는 노래.

나에게는 아주 잘 보이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빠져서

갇히는것은 더더욱 좋은 일이야.

 

평등의 넉넉한 들판이거나

나를 꼼꼼히 돌아보는 일.

 

좋은 일이야

갇혀서 외로운건 좋은 일이야.

 

 

                                                      - 이 성부의 '좋은 일이야' 중에 -

 

 

 

 

 

 

 

 

 

 

벽방산은 통영시 광도면과 고성군 거류면 사이에 걸터 앉은 산(650m)이다.

가섭존자가 바리때(벽발)를 받쳐들고 있는 모습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산 아래에는 산 이름을 뒷 받침하듯 가섭암이라는 암자가 있다.

 

 

 

 

산으로 가는 아침은

언제나 설레인다.

그리움에 밤을 지샌 연인처럼

첫 산은 언제나 다다를 수 없을 만큼 멀어보인다.

 

산이 그리워 지샌 밤인지,

그리움에 지샌밤이면

산으로 가야 하는것인지

南으로 향한 발걸음은 다 그리움이다. 

 

 

 

 

 

 

 

 

 

의상암 가는길 

 

 

 

 

 

 

 

 

 

의상암 산령각

 

 

 

 

 

 

 

 

 

 

 

 

 

 

 의상암

 

 

이렇게 걷다보면 어디엔가 닿지 않으랴 

젊은 꿈을 주고 산

 남루한 나의 그리움에.

 

어딘들 문 열면

자욱한 새벽 안개.

사랑은

이미 떠나가고 없네.

 

어쩌잔 말인가.

어쩌잔 말인가.

지난것들 다 외로움 못이겨

절름발로, 절름발로

모여 드는데,

 떠나려 하지않는데.

 

나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의상대에서 바라 본 벽방산 

 

 

 

 

 

 

 

 

 

 다도해

 

봄이 오면

길을 물어 다도해 바라보이는

땅끝 어디라도 가야해.

 

그 때는 묵은 날들

책보처럼 옆구리에 싸서가

다도해 남빛 바다에 툭 던져 넣어야지.

 

퐁당

퐁당 

그리움은 그대로 섬이 되겠지.

나도 그대 따라 섬이 되겠지.

 

 

 

 

 

 

대지의 끝에서 

 

나는 소리없이 절망의 바다 위에 섰나니.

나의 말은 더 갈 곳이 없고

나의 가슴은 더 헤쳐 나아 갈 곳이 없어

 

나는 칼날같은 벼랑에 서서 

 내 마음 새되어 날아가리니

그대 마음 바다처럼 열어

한 마리 물새라도 받아주소서. 

 

 

 

 

 당동만 안전공단

가스 저장 기지

 

 

 

 

 

 

 

 

 

 

 

 

 

 

 

 

 

 

 

 

 

연화산 너머 구절봉

좌측 거류산 과 대전 통영 고속도로 

 

 

 

 

 

 

 

 

 

 

 

의상봉 

 

 뒤로 연화산

 

 

 

 

 

 

 

 

 

 

 

 

 

 

 

 

 

 

 

 

 

글이 들뜬다.

푸석한 얼굴에 잘 먹히지 않는 화장처럼 자꾸 뜬다.

마음이 서릿발을 밟는듯하다.

글을 위한 글들이다.

봄은 이렇게 이상하다.

다 봄 탓이다.

다 봄 탓이다.

 

 

  

 

 

 

안정재 고갯길 

 

안정재 고개 지나 천개산으로 오르는 능선

 

 

길을 간다.

나는 길과 길 사이 작은 매듭처럼 서서

스스로 그 매듭 하나를 풀어 본다.

 

가지 못한 길이 하나 사라진다.

그 위로 가야 할 길 하나가 나타난다.

어디로 간들

저문 해저녁이면

고달픈 그리움 하나 없겠는가.

 

이미 흘러 온 세월

사랑하던 이 하나 둘 떠나가고

그 사랑에 밀려 여기까지 헤쳐 왔으니

 

여기 벽방산 안정재 고갯길에서

내 생애  봄날을 그리워 한다.

 

 

 

 

 

 

 벽발은 스님들의 발우를 일컫는 말이니

별발산의 모습이 가섭존자가 부처님게 발우를 바치는 모습이라하여

벽발산이라 하였으나 일제 때 벽방산이라 고쳐 불려진 이래

그 이름이 그대로 굳어졌다.

정상석에도 벽방산이라 적혀있다.

 

 

 

 

 

벽방산 서쪽 조망

 

당연히 보여야할

사량도는 박무에 가려 희미하다. 

 

 

- 아내에게 -

 

다도해가 왜 섬들의 섬인지를

나는 벽방산 위에서야 비로소 알았다.

 

수 많은 사랑 다 떠나 보내고

저 다도해 알섬만큼 다 떠나 보내고

 

나는 비로소 알았다.

그대  사랑 중의 사랑임을.

 

 

 

 

 

 

 

천개산으로 향하는 하산길 

 

세상 모든 흐른는것들에 묻혀

나도 흐르는것으로 이어지리라.

 

겨우내 푸른 산죽 숲 너머

끊어질 듯 부는 이 바람도

아득하면 어디엔가 닿으리라.

 

닿으면

눈 속에 묻힌

바람에 실린

그 아득함들이 다 그리우리라. 

 

 

 

 

 

 

 

 

 

 

 

산죽 숲으로 쏙

스며들게한 목재 계단이

이채롭다. 

 

 숲에 들면

모성처럼 낯설지 않은 편안함이 자리잡고 있다.

숲이 자궁처럼 아늑하다.

겨울 한볕이 그윽하기 조차하다.

 

 

 

 

 

 

 

 

 

 

 

 

 

 

 

 

 

거류산과 대전 통영 고속도로 

 

 거류산은 물에 떠내려가는 산을 보고 누군가

'산이 물에 떠내려 간다'고 외치자

문득 산이 멈추어 섰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이다.

 유명한 산악인인 엄 홍길이 이 산 기슭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거류산은

'엄홍길' 그 이름만으로도 이미 이 땅 산악인들의 성산이 된 셈이다.

'한국의 마테호른' 이라고 부른다 하니 한번쯤 가보고 싶어진다.

 

 

 

 

 

 

 벽방산

 

암릉으로 둘러쌓인 봉우리가 사뭇 장엄하다.

미륵에 바치는 벽발은 어디서 나온 상상력일까

내 눈엔 그저 우직한 머슴처럼

무겁게만  보인다.

이 무거움이야 말로

벽발의 주제인지 모른다.

 

모름지기 종교란

무겁게 섬기고

깊이 따를 일인가 보다.

 

  

 

 

시산제

자못 근엄하다.

축문이 무겁고 뜻이 깊다.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주는 철탑 구조 

 

 

 

 

 

 

 

 

 

 

산행

 

함께 나누는 즐거움. 

 

 

 

 

 

 

 

 

 

 

천년송 전망대 

 

 절벽 위의 일품 소나무

천년송

'벼랑위의 뽀뇨'처럼 앙정맞다.

그러나 위풍당당하다.

 

 

 

 

255m 고지 전망대

 

낮은 산에는 

벌써 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다.

햇살에 빛나는

작은 가지들이 봄의 속살처럼 느껴진다.

봄은 겨울 속에도 늘 있었나 보다.

 

 

 

 

 

 

 

매바위 가는 길 

 

숲이여

나는 오늘 나무가 될것이다.

꿈이 깨이는 하늘 위로 날아오르는

한 무더기의 새처럼

 

숲이여

나는 오늘 나무가 되고 싶다.

 

지난해 겨울

차가운 눈발 속에서 나는 보았거늘

한알의 납덩이처럼 고요한 별들의 죽음.

 

 

봄이 오면

후박나무 숲사이로 잿비둘기 나르고

그대 창틈에 끼워진 한장의 옆서와도 같이

바람이 잠을 깨우던 날.

 

 숲이여

나는 나무가 될것이다.

 

 

 

 

 

 

 

 

 

 

매바위 가는 길에도 봄은 지천이다.

봄을 봄이라해야

봄을 알겠는가.

사랑을 사랑이라해야 사랑을 알겠는가.

봄처럼

사랑처럼

우선 느끼고 볼 일이다.

 

 

 

 

 

 

 

 

 

 

 

부드러운 소나무 능선

 

정말 아름다운 길이다.

겨울 속에서도 봄을 느낄 수 있는 곳.

남도의 해풍이

재채기만 해도 봄기운이 물씬 일것 같은 곳.

여기는 봄의 선착장.

봄의 제일선. 

 

 

 

 

 

 

 

 

 

 

 

 

어둠이 온다고 한다.

얼핏 이는 바람이

제 가진것 다 두고

떠난다 한다.

 

어둠 속에 너를 두고 오는것은

슬픔이 아니다.

정작 이별은  헤어지는것이 아니다.

 잊혀지는 것이다.

 

 산을  떠나

산으로 돌아오는 일이 윤회와 같아

산을 떠난다는것이

너를 잊는다는 것이 아니다.

 

슬픔이 아니다.

다 기다림이요

기쁨이다.

 

 

 

 

 

매 바위 

 

 

 

 

 

 

 

 

 

 

 

고성군 월평리

 

계집처럼 차분한 월평리 오후

사랑스런 대지

들판에 가뭇 가뭇 봄기운이 오른다.

 

 

 

 

 

 

 

대낮의 총각처럼  드세기만 하던 빛이

계집을 만난듯 차분해 졌다.

저녁이 오고 있는 것이다.

 

모름지기 빛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안다

칵테일처럼 감미로운 이 빛의 맛을.

 

어느새 세상이 이토록 맑아졌나.

내 마음도 저녁처럼 아름다와 지려나.

 

 

 

 

 그늘이 내린다.

숲들이 제 그림자를 거두어 들인다.

 

산님들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숲은 다시 고요해지리라.

 

천개산 산죽 숲을 쓸고 온 저녁빛이

매봉 넘어까지 잔잔하다.

 

숲에 같힌 외로움이

 편안하다.

 

 

 

 

 

 

 

 

 

 

 

 

 

 

 

 - 후기-

 

남쪽 산으로 그리움을 찾아갔다

뜻밖에 봄을 만나 돌아왔다.

봄이 아직 일러 망정이지

그 바람에 망령이나

아주 눌러 살뻔 하였다.

 

 

 

 

 

 

 

 

 

 

훠이 훠이

옛날 옛적에 훠이 훠이 

 

 

어쿠스틱 카페/Last Carn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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