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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밀양이 보입니다. 맑은 하늘 아래 농밀한 볕의 고장이 펼쳐집니다. 남 몰래 잉태된 생명의 거름들이 뜨거운 열정을 품고 옅은 초겨울의 숨을 고릅니다. 세상 어디에 생명 아닌것, 용서 아니것이 없습니다.
흔들리는 동시대의 오십대들은 불현듯 직장을 버리고, 가정을 버리고 직위를 버립니다.
이혼을 하고 새 여자를 얻은 친구. 검사직을 버리고 순두부집을 연 사람. 병원을 때려치우고 재즈바를 운영하는 의사. 직장을 버리고 멀리 산골로 숨어든 남자.
나도 매일 일탈을 꿈꿉니다. 일탈을 꿈꾸기에 산에 오르고 거짓을 토해내기 위해 산 꼭대기에 서 있는것입니다.
더 이상 스스로를 더럽히는 인간도, 가족을 위한 영원한 노예도 아니요 돈을 토해내는 화수분이나 끊임없이 돈을 낳아야하는 닭이나 소나 돼지는 더더욱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 나의 하느님 나의 눈물을 보아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당신으로 부터 떠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당신 앞에 돌아왔나이다. 당신의 은총과 자비는 끊임없는 나의 죄보다 크나이다."
- 마태수난곡에서-
나는 산정에서 기도합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왜소함으로.
나는 산정에서 기도합니다. 인간으로, 인간으로 거듭나주기를.
그리고 묻습니다. 왜 나는 산으로 왔느냐고. 산에서 나 자신을 발견 하였다고? 어떤 자신을....
산 위에서 나는 다시 답합니다. 나는 끊임없이 달라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고. 그리하여 산에서 만난 그 높은 벽과 암릉이 내 삶을 넘어가는 루트요 희망이 되었다고. 더 이상 재미없는 지난 날의 밥상은 걷어 차 버렸다고.
그리하여 내게 주어진 온전한 나의 길을 가겠노라고.
-후기- 화악산의 숲은 아름답다. 중년의 삶만큼 풍요롭다. 나 자신의 삶이라면 더욱 아름다울것이다. 나를 발견한다는 의미를 나는 아직도 모른다. 그래서 낙엽송 숲에 누워 하늘을 바라 본다.
바라 본 하늘이 긴 침묵을 한다. 이 깊고 깊은 숲의 침묵을, 그 의미를 그대들은 알겠는가. 나는 소리 내어 웃었다. 기뻐 웃고 신이 나서 웃었다. 한참을 웃었다. 땅바닥에 들어 누워 웃어 본 적이 언제 였던가. 아! 이 솜털보다 가벼운 발견의 기쁨이란.
화악산 낙엽송 숲을 지나 자작 나무 밭을 거쳐가지 아니한 사람은 이번 산행이 무효다. 앞으로 누가 다시 이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여기 누워 하늘 한 번 바라 보라. 그리고 한번쯤 내 웃음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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