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오르는 산/산행

봉화산 종주 :복성치-봉화산-광대치-대안리

poll™ 2011. 5. 16. 12:30

 

 

 

 

 

 

 

 

 

 

 

 

 

 

 

 

 

 

 

 

 

 

 

 - 첫 사 랑 -

 

 

봉화산 꼬부랑재 지나 광대치 가는 길에

조팝나무 향기가  좋아

길을 멈추어 섭니다.

 

 

구름에 가린 둥근 해는

무심한 하늘 위에

 열쇠처럼 걸려있습니다.

 

 

 너울처럼 길고 긴 길 봄바람에 풀려나와

가문 꽃들은 무리져 몸을 떨구는데

붉은 상처인 채  산은 시들어

해묵은 사랑이 쓸쓸합니다.

 

 

봄은 과연 봄인지라

어디서 왔는지

영글지 못한 사랑 하나가 꽃잎처럼 날아듭니다.

 

 

 

 

모든 사랑의 시작은

다 미완성이기에,

이룰 수 없는것이기에

내 첫사랑 또한

 익지 못한 영혼처럼 떠돕니다.

 

 

낯선 길 중에는

그리움인것이 넘쳐 

 되새김한 기억들로 발 아래에 가득한데

나는 여전히

 잠 못드는 새처럼 하늘을 넘나들다

 어린 사랑 하나 이렇게 떠나보냅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 그대를 두고

삭지 않은 상처를 어루만지듯

그렇게 또  떠나 보냅니다.

 

 

 

한때의 사랑이 영원을  담보할 수 없는 까닭에

그대는  이미 봄 향기이기에...

꼬부랑재 너머 광대치 그늘까지

나는 오늘 검은 열쇠 구멍 속을

그렇게 미친듯 떠돌았나 봅니다.

 

 

 

 

 

 

 

 

 

 

 

 

 

 

 

 

 

 

 

 

 

 

 

 

봄이 들썩인다.

오월은 세상을 길들이지 못했다.

 

먼 하늘의 새가

하나의 티끌에 불과하듯

생을 다만 움직임 속에 버려둬라.

그냥 둬라.

 

가슴을 찢으며 들어오는

세상의 온갖 의심들은

그저 봄바람이다.

 

 

 

 

 

 

 

 

 

 

으름

 

 

 

 

 

 

 

 

 

 

 

 

 

 

 

 

 

 

 

 

 

 

 

 

 

 

 

 

 

 

노랑 솜방이 (풀솜나물)

 

 

 

 

 

 

 

 

 

 

홀아비 꽃대

 

 

 

 

 

 

 

 

 

 

 

 

 

 

 

 

 

 

 

 

 

 

 

 

 

- 후 기 -

 

세상의 모든 말러리안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내가 아는 말러의 음악들은

너무 길고,시끄럽고,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러가  사람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음악 속에는

화해와 구원의 진지한 메시지가 녹아있기 때문일것이다.

 

오늘 산길이 꼭 그렇다

길고 시끄럽고 복잡했다.

말러가 떠올랐지만

말러의 편견들이 생각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꽃가뭄이 들어서인지 꽃은 미쳐 피지도 못하고 지고있었다.

지난 주 나를 황홓하게 했던 조팝나무는

향기조차 남기지 않고 일시에 사라져 버렸다.

지고 만것이 아니라

흔적없이 녹색으로 녹아들어 버린것이다.

 

꽃이 없다고 산을 나무랄수는 없다.

봉화산 산길은 꽃보다 더 포근한 숲을 가졌으니까.

 

나는 자궁에서 자라나는 태아처럼

포근한 숲길을 헤쳐나오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며 자라나는 그 무엇인가를 느꼈다.

그것은 괴로움 속에서도 늘 당당한 자유였다.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내 본연의 것.

 

그냥 길이어도 좋을 봉화산 종주길을

이 크다란 자각과 함께 한 멋진 하루였다.

 

 

 

01.Flying to the Moon / Utada Hika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