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
시도없고
마음도 없는 어느날
산을 향한 성가신 열망을 모아
나는 또 산을 오른다.
이번에는 대상이 만만찮다.
설악 공룡
한번 들어서면 빠져 나올수 없는 외통의 일방로.
상상할 수 없는 浮沈의 지옥...
2.
설악 공룡
설악 공룡은 설악산의 큰 꽃봉우리의
맨 마지막 속겹에 해당하는 능선이다.
그래서 공룡능선이 주는
자체 발광의 수려한 능선의 아름다움을 차치하고도
주변의 능선을 조망하는 즐거움 또한 크다.
그저 넋을 잃고 "와"하고 감탄의 탄식을 내지러다보면
오름의 고통도
내려감의 긴장도 다 앚고 산을 오르게 된다.
...
3.
exhaustion
설악동에서 마등령에 이르는 길은 표고 차이가 1000m가 넘는
깔딱고개이다.
평소라면 혀가 만발이나 빠져 나올 길을
별 무리 없이 올라선 나 스스로가 기특했다.
왠 일이지.
공룡을 타기위해서는 힘을 최대한 아껴 쓰야 할터인데
마등령에 올라서도 힘이 여전한걸 보니
오늘은 억세게 운좋은 하루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에 입문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몇번의 탈진을 경험한바 있다
탈진의 공포
손가락 하나 까딱거릴 힘이 없을 정도로
몸속의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시키는 일.
이 어두운 공포감이 산행 내내 따라 다녔다.
한가지 다행인것은 시간이 내 편이라는거였다.
몇시가지 내려 가야만한다는 시간 제약이 없으므로
내 나름으로 산행 시간을 운용할 수 있다는것이 큰 힘이 되었다.
4.
아름다움
우리는 삶을 통해 누구나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그런데 아름다움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美에대한 논란은 대단히 주관적인것이기에
아름다움이란 살아있는자의 경험론에 가깝다고도 불 수있다.
어떤이는 변화하고 생성하는 모든것이 아름답다고 하였고
어떤이는 인간과 무관하게
변화하지않는 아름다움의 본질은 없다라고도 하였다.
어떤이는
사물이 아니라 느낌의 순간이 아름다운것이라고 하였고
또 어떤이는
자연은 아름다움을 초월한다고도 하였다.
이모든 아름다움에대한 저 마다의 정의가
전람회의 그림처럼
제 가가각의 의미를 발하는곳 이 산이요
특히 설악산하고도 공룡 능선이 아닐까.
용아장성의 아름다움이 어떻다던지
화채능선의 아름다움에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나는 아직 그곳을 다녀온 경험이 없으니까.
5.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우리는 어린시절의
소박한 풍경하나를 떠 올리거나
삶속에 숨어있는 흔한 풍경속의 질박한 한 순간 예를 들면
어느 골목에서 들었던 쇼팽의 피아노곡
냄새,빛,애인들이 주고 받는 속삭임...
이 모든 대상이 아름다움의 대상일 수 있다.
그런데 설악 공룡에서 느끼는 감동은
세상에서 일찌기 본 바 없는 아름다움이므로
아름다움의 대상이 주는 일종의 충격같은것이었다.
전혀 새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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